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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분위기로 만개한 한지부조작가 전병현展Chon byung hyun Newspaper article  
파이낸셜뉴스 입력 : 2010.09.21 21:03 | 수정 : 2010.09.17

“그림은 머리로 그리는게 아니라 엉덩이로 그린다.”

화가 전병현(53)은 지천명이 넘어서면서 체력의 한계를 실감하고 있다. 마감없는 시간, 조절을 못하면 노동과 같다. 낚시를 가고 산행을 즐긴다. 주재료로 사용하는 한지 때문이다. 한지를 물에 풀어 죽을 만들고 석고가루로 오목볼록 만든 틀이 마르기까지 기다림의 연속이다. 배낭을 둘러메고 지리산으로 쌍계산을 올랐다. 평일, 아무때나 오는 그를 보고 “실직해서 죽으러 온줄 알았다”는 산골 사람들의 말을 들을 정도였다.

딱딱하고 오래된 벽화같은 작품. 그는 닥나무 예찬자다. “중국산은 어림도 없다. 끈기가 없고 짝짝 찢어진다.”며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진짜 닥나무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치않고 표백제를 쓰지않아 색감도 중국산보다 좋다”고 했다. 때문에 재료비만 억단위가 넘는다고 했다.

3년전, 시쳇말로 그는 미술시장에서 떴다. 그림이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 경매사에서도 작품이 고가낙찰되면서 브랜드 주가가 쑥 올라갔다. 3년전의 인기를 뒤로하고 그가 다시 돌아왔다. 지난 17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9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미련이 남은 것일까. 3년전 개인전 타이틀 그대로다. Blossom(만개).

지난 2007년 전병현은 백자속에 담겨있는 꽃 정물과 생명력 넘치는 야생화를 전통적인 백색과 더불어 천연물감으로 만든 작가 고유의 은은한 색채를 통해 한국적 서정성을 이끌어냈다.

이번 전시에는 가을분위기가 물씬나는 새로 탐구한 들판 숲시리즈 50여점을 선보인다.계절에 따라 천변만화의 정경을 보여준다. ‘오솔길’ ‘산수유마을’ ‘달빛아래서’ ‘가을숲’ 등 한층 다양해진 풍경을 담아냈다. 투박하고 거칠어 보이는 작품은 보면 볼수록 마음이 훈훈해진다. 깎두기 반찬 하나에 국물하나로 끝내주는 담백한 설렁탕 같다.

“제가 그린 그림들은 제 잣대로 그린 도시에 사는 사람들과 공유하기위한 자연입니다.”

잡목의 아름다움, 광릉수목원, 지리산 자작나무숲, 서리내린 풍경을 홀로 거닐고 느끼고 깨달은 ‘삶의 체험’이 빛난다.

한지부조의 음양.독특한 마티에르. 제작공정과정은 6개월이 걸릴 정도로 길다. 나무 모양, 꽃모양등 갖가지 형태를 흙으로 빚은뒤 석고를 부어 틀을 만든다. 석고틀 위에 물에 이갠 닥종이를 부어 말리면 한지부조로 사용될 기초형태가 나온다. 캔버스에 부조를 찢어붙이고 황토를 바른다. 그 다음 조선백자의 유백색 느낌이 나는 돌가루를 입히고 먹과 안료로 색을 낸다. 다시 목탄으로 선을 그린다.

“자연미와 맛깔나는 선이 나오도록 애썼다”는 그는 “40여년 화업의 솔직한 미술세계를 보여줬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구상작업을 보여준다”며 “구상은 나를 벗어놓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가나화랑과 인연이 깊지만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하기는 처음”이라며 상기된 그는 말이 끝날때마다 어김없이 입을 앙 다물었다. 설레고 떨리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1982년 제1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가나아트 이호재 회장의 권유로 파리로 유학을 가서 88년 파리 국립미술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파리 유학시절에 고분벽화를 배워 서양화를 하면서도 동양적인 정신과 은은한 미학이 강하다.



가나아트센터 이옥경대표는 전병현작가를 향해 ‘전시 준비를 위해 작업실을 찾아가면 시간이 걸리는 작품인데도 너무 많은 작품을 해놓고 있어 놀랐다”며 “물오른 작가”라고 했다.

그는 “판매를 의식해서 그리긴 힘들다”며 “화가들이 행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보였다. “예술이란 사람의 흔적이며 느끼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것을 느낄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시는 10월 10일까지. (02)720-1020

/hyun@fnnews.com 박현주 미술칼럼니스트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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