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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현의 내 인생의 책](3) 지상의 방 한 칸| 박영한  
Chon byung hyun Newspaper article

[전병현의 내 인생의 책](3) 지상의 방 한 칸| 박영한

전병현 | 화가

ㆍ예술가들이 짊어진 ‘가난’

[전병현의 내 인생의 책](3) 지상의 방 한 칸| 박영한

박영한의 소설 <지상의 방 한 칸>은 내가 여러번 그림 소재로도 삼았을 만큼 평생을 안고 가는 소중한 작품 중 하나다. 작가와는 각별한 인연도 있다. 한겨울에 연탄을 공유하고, 임종 하루 전까지도 만나던 사이…. 작고하시기 전까지 일층이 작가의 집필실, 이층이 내 작업실이었다.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도 <지상의 방 한 칸>은 특히나 내 인생의 책으로 남아 있다. 집필실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이 시대의 글 쓰는 사람, 그림 그리는 사람,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집 없는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끼니 잇기도 어려웠지만 아내의 결혼반지를 도둑맞지 않기 위에 방문틀을 송곳으로 파고 그 안에 집어넣었단다. 그런데 저녁에 돌아와 보니 없어졌다고 한다. 아내의 손가락에 잘 있던 반지를 빼게 해야 했던 궁핍함의 애교있는, 슬픈 거짓말이다. 교문리 일대를 이 잡듯이 뒤지며 보다 싼 집필 공간을 얻기 위한 그의 몸부림은 웬만한 서민들이면 경험했을 법하다. 서민들이 공감하는, 이웃 같은 작품인 이유이다. 그래서 명작 <머나먼 쏭바강> <우묵배미의 사랑>보다도 <지상의 방 한 칸>은 내게 더 각별하다. 베스트셀러가 다섯 권이 넘는 작가인데도 평생 빈곤한 삶이었다.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작가들의 텃밭이 얼마나 험한 자갈밭인지를 깨닫게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글을 쓰고 싶어서 등에 벽돌을 지고 나르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예술가들이 많다. <지상의 방 한 칸>은 그 가족들조차 고통을 함께 져야 한다는 것도 담고 있다.


작가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 위트를 잃지 않았다. 삶의 끝까지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살았다. ‘소리 없이 죽을 수는 있어도 소리 없이 살 수는 없다’는 박준 시인의 말을 떠올리며, 박영한 그가 남긴 여운이 길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0112241015&code=960205#csidx2771d3484c60d4c956119319357ee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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