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309
거친듯 소박한 질감… ‘한국의 美’ 꽃피다  
Chon byung hyun Newspaper article
▲  전병현, 정물, 112.1×162.2㎝,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007. 
김덕용·전병현 ‘기억속에 피어난 白花…’ 展 

- 김덕용 
달항아리·대숲 등 토속적 소재 
콜라주 기법 감각적 재미 극대화 

- 전병현 
한지재료 닥죽으로 입체감 표현 
수묵화의 절제미·역동성 동시에
 

한국미술에 대한 국제적인 인지도가 극히 낮던 지난 2004년 3월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의 ‘앉아있는 아낙과 항아리’(1962)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23만9500달러에 팔리며 한국 근현대미술품 중 최고가 기록을 경신,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해외 컬렉터들은 그의 ‘독창적인 화법’, 즉 한국적 소재를 마애석불의 거친 표면을 연상시키는 마티에르 기법(화면 재질감)으로 그려낸 점에 주목했다. 

이후 박 화백의 그림은 국제 미술계에서 인기 컬렉션으로 자리잡았다. 유화이지만 그의 작품에서는 거친 듯 소박한 한국미의 전형이 느껴진다. 생전에 박 화백은 “나의 그림은 유화이지만 동양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박 화백처럼 표면 재질감만으로도 한국적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마티에르 기법으로 작업을 해온 작가 2인의 공동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갤러리조은은 오는 2월 26일까지 개관전으로 서양화가 김덕용과 전병현 초대전인 ‘기억 속에 피어난 白花 봄날 오는가!’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한국적 정서를 결이 다른 표현방식으로 작업한 신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김덕용 작가는 전시에서 자연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나무를 다듬고 파서 그 위에 단청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자개 등 오브제를 붙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 그림의 소재 또한 달항아리와 대숲, 달빛, 고택 그리고 한복을 입은 여인 등이어서 한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 특히 이 같은 소재들을 각기 다른 재료들로 콜라주하듯 이어 붙인 면 구성은, 형태상으로도 질감으로도 감각적인 재미를 극대화하고 있다. 독일의 미술 평론가 가렛 마샬은 “작품이 나무 위에 완성될 때, 판은 마치 조각이 공간 속에 걸려있는 듯한 하나의 덩어리를 가지게 된다”며 “한국 미학의 요소를 가지고 대중의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고취시키는 높은 예술적 수준을 이루고 있다”고 평했다.  

김 작가는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박수근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스위스한국대사관, 외교부, 아부다비 관광문화청, 에미리트 전략연구조사센터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한지를 재료로 한국적 서정이 듬뿍 담긴 작품을 선보여온 전병현 또한 재료에 관심이 많은 작가다. 꽃이나 나무 등 원하는 형태를 흙으로 빚고, 석고를 부어 틀을 먼저 만든다. 그러곤 물에 불린 전통 한지 죽을 틀에 넣어 한지 부조로 빚은 다음 이것을 떼어내어 캔버스에 붙인 후 황토와 돌가루를 입힌다. 힘들고 복잡한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두터운 마티에르와 입체감이 각별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9∼2010년에 제작한 정물화 중 미발표작 12점과 소품 신작 8점을 볼 수 있다. 백자와 화병, 야생화 등 한지의 재료인 닥죽으로 입체감 있게 표현한 그의 회백색 작품들은 수묵화의 절제미를 연상케 하면서도 동시에 꿈틀대는 역동성마저 느끼게 한다. 전 작가는 1982년 제1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고졸 학력자로는 처음 대상을 거머쥐었으며 1984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서 파리국립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갤러리조은 관계자는 “두 작가는 최근 소더비와 크리스티 등 세계적인 경매사로부터 특별전 등의 제안을 계속 받고 있다”며 “회화작품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마티에르 기법으로 한국적 정서를 표현한 것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02-790-5889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수정/삭제     이전글 다음글    
noTitleNews
165   달항아리 위 매화꽃.. 봄날의 기다림 파이낸셜뉴스 
164   공간에 아트(ART)를 담다-전병현 展 in 지안프랑코 로띠 스포츠조선 
163   거친듯 소박한 질감… ‘한국의 美’ 꽃피다 문화일보 
162   나무, 한지로 표현한 한국의 봄… 김덕용·전병현 2인 초대전 focusnews 
161   12월 1일 신간 나옵니다<눈을감으면 보이는것들> 가쎄출판사 
160   [전병현의 내 인생의 책]⑤ 엄마라는 공장 여자라는 감옥| 박후기 경향신문 
159   [전병현의 내 인생의 책]④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 박준 경향신문 
158   [전병현의 내 인생의 책](3) 지상의 방 한 칸| 박영한 경향신문 
157   [전병현의 내 인생의 책](2) 이름은 빨강| 오르한 파묵 경향신문 
156   [전병현의 내 인생의 책](1) 행복한 사람, 타샤튜더 | 타샤튜더 경향신문 

 
처음 이전 다음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