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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 위 매화꽃.. 봄날의 기다림  
Chon byung hyun Newspaper article


전병현 '정물'

[그림산책]


달항아리 위 매화꽃.. 봄날의 기다림 


두 개의 새하얀 달항아리 위로 매화꽃이 무심히 꽂혀 있다. 화폭을 가득 채운 매화는 언뜻 보면 겨울의 끝자락 나무에 내려앉은 눈꽃송이와 닮아 있기도 하고, 봄날 바람에 흔들려 내리는 꽃잎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화면 곳곳 춤추듯 자유로이 흐트러져 있는 꽃잎들은 굵직하고 단단한 질감으로 바로 손에 잡힐 것 같은 생명력을 뽐내며 사실적이면서도 몽환적이다. 따뜻했던 봄날의 아련함을 담은 흑백사진 느낌의 이 작품은 30여년 한지를 재료로 한국적 서정이 듬뿍 담긴 그림을 그려온 중견작가 전병현 화백(59)의 '정물'이다. 

작가는 지난 1982년 제1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고졸 학력자로는 처음 대상을 거머쥐었으며 프랑스 파리국립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귀국, 한국적 정서가 가미된 자신만의 독창적 작업세계를 펼치고 있다. '재료는 예술의 혈액이다'라는 신념으로 재료 실험에 30여년 넘게 몰두해온 그의 작품은 대표적인 재료인 '한지'가 전혀 연상되지 않는 두터운 마티에르(질감)와 입체감으로 작품의 주제를 부각시키며 밀도와 몰입도를 높여준다. 

실제로 한지 부조를 작은 산만큼 쌓아놓고 캔버스 위에 다양한 형태로 찢어 붙이며, 황토와 대리석 가루로 만든 수용성 안료 등을 혼합해 복잡한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가을, 겨울 지나고 어느덧 또다시 봄을 맞이할 만큼 고된 여정이 벽화작업 과정과 많이 닮아 있다.
 
화면 속에서 주제를 더 돋보이게 하는 백색(白色)은 작가의 주된 모티브다. 한지의 재료인 닥죽으로 입체감 있게 표현한 그의 회백색 작품은 수묵화의 절제미를 연상케 하면서도 동시에 꿈틀대는 봄의 역동성마저 느끼게 한다.
 
조은주 갤러리조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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