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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들, 몇몇 젊은 인기작가에게만 매달려 Chon byung hyun Newspaper article  

기사입력 1992-04-11 12: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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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작가 편중, 작가발굴 노력 부족

(서울=聯合) 魯福美기자= 불황과 함께 30-40대 작가들이 각광을 받고 있으나 화랑들이 몇몇 인기작가들에게만 매달릴뿐 적극적인 작가발굴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봄철 화랑가의 기획전에 나오는 작가들은 그 얼굴이 그얼굴로 마치 탤런트들의 겹치기 출연을 연상케 한다.

작가들로서는 발표 기회를 많이 갖는다는 잇점이 있겠지만 화랑들은 신선하고 유능한 작가발굴 이라는 모험을 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인기가 있다 하면 너도나도 그 작가에게만 쏠리는 우리 화랑들의 고질적인 습관이 또다시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례없다'는 지금의 불황도 따지고 보면 그동안 화랑들이 40-50대 작가들을 키워 놓지 않은채 몇 안되는 인기원로작가들에게만 매달려 작품값을 한없이 올려 놓은데서 기인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작품제작량이 많지 않은 이들 원로작가들의 작품을 곶감 빼먹듯하다가 다 빼먹고 나서 어쩔줄 몰라하는 형국이다.

일종의 진공기와 같은 현 시점에서 화랑들이 불황 타개책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이 비교적 작품값이 싸고 제작량이 많은 30-40대 젊은 작가들이다.

최근 화랑가의 인기작가군으로 부상하면서 여기저기 기획전에 많이 불려다니는 작가들이 이기봉, 박영하, 김근중, 윤동천, 전병현, 조덕현, 조택호, 권여현, 오수환, 김태호, 이두식씨 등 20명 안팎이다.

이들 가운데 몇몇은 호당 가격제를 받아 들이지 않고 작품성에 따라 작품값을 매기는 등 화랑가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젊은 작가들의 모방풍조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부산물도 만들고 있다.

이들은 작품 경향에 있어 묘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 이미지와 기호가 적절히 혼합된 추상과 구상이 혼재된 화면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해외 유학파들인 이들의 작품은 날로 감각적이 돼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을 뿐만 아니라 아주 세련돼 있어 상업화랑에서 인기가 높다.

이들의 작품이 화랑가에 대거 수용되자 젊은 작가들 사이에 이들의 작품을 모방한 새로운 추상미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젊은 작가들의 그룹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에 들어서면 독일의 신표현주의와 이탈리아의 트랜스 아방가르드적 경향을 모방한 작품들을 질리도록 만날 수 있다.이들의 작품에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이미 외국 대가들이 등록상표처럼 사용했던 십자, 소용돌이 문양, 깔때기 등, 우리로서는 의미없는 이미지와 기호 등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상업주의와 결탁된 모방풍조, 인기작가의 작품경향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신드롬 현상등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같은 난기류에 대해 전문가들은 화랑들이 작가를 보는 안목과 무명작가를 키우려는 모험심이 부족하고, 작가들의 작가의식이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다.

모 미술평론가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전을 보러다니는 화랑주들을 별로 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 "화랑들이 씨앗을 뿌려 열매를 딸 생각을 하지 않고 남이 심어 놓은 나무의 열매만을 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한 해에 쏟아지는 수천명의 미대 졸업생들과 이미 7천명이 넘는 한국미술협회 회원 수를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작가층은 결코 얇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작가층을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부족할 뿐이다.

물론 신인작가 발굴과 육성이 상업화랑의 몫만은 아니고 미술관이 담당해야 할 부분도 많으나 아직 미술관문화가 제대로 꽃피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화랑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해야 할 일이다.

화랑들이 현재의 불황을 극복하려면 이미 이름을 얻은 작가들에게만 몰릴 것이 아니라 부지런히 젊은 작가들의 그룹전이나 개인전을 보러 다니면서 안목을 키워야 한다.

화랑주들이 안목이 없으면 큐레이터를 두어서라도 유능한 무명작가들을 발굴, 장기적으로 작가와 고객을 동시에 육성한다는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뜻있는 이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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