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은 차면 이지러지고 이지러지면 다시 차는 달의 의미를 담아 초하루 삭(朔)과 ○을 어우른 화가 전병현의 아호입니다

백개의 달 2015 0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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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개의 달이 뜨는 갤러리
<소설가 태기수>

싹공, 전병현 형의 아호다.

초하루삭(朔)에 빌공(空)을 더해 만든 말로, ‘달의 화가’로 살아가겠다는 의지가 오롯이 담긴 이름이다.

워낙 달을 좋아해서 가득 차오르면 서서히 이지러졌다가 다시 차오르는 달을 닮고 싶었다고 한다.

채웠다가 비우고, 다시 채우고 비우는 ‘채움과 비움’의 화가가 되고 싶었던 걸까. 매일 화폭에 달이라도 띄우고 싶었단 말인가.

달의 화가 싹공은 매일 아침 달을 띄우겠다는 상상을 펼치더니 급기야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달 달 무슨 달
어디 어디 떴나

알고 보니 싹공의 달은 그림일기였고, 포털사이트 다음의 카페게시판에 뜨는 달이었다.

매일 아침 인터넷 게시판에 그림일기로 뜨는 ‘낮의 달’이라고나 할까. ‘싹공일기’의 시작이었다.

게시판에는 매일 싹공의 소소한 일상이 담긴 그림 한 점에 짤막한 단상이 달무리를 이룬 형식의 일기가 떴다.

거기에 카페회원들의 댓글까지 가세하면서 달무리는 길고 긴 꼬리로 이어졌다.

요컨대 이건 싹공 개인의 사적인 기록이 아니라 수천 명의 카페회원들과 함께 써가는 일기였던 셈이다.

싹공 형과는 1998년 무렵엔가 처음 만나 동네 형․동생 같은 관계로 이어진 사이다.

‘싹공일기’로 다져온 인연이라고 할 수 있다. 2001년 싹공이 인터넷에 그림일기를 연재하겠다고 했을 때 사실 좀 의아했다.

무모한 계획이라고 생각했다. 명색이 소설가인 내가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매일 미니픽션을 한 편씩 연재하겠다고 공언하고 실행에 옮겼을 때,

과연 얼마나 그 약속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나로선 자신이 없었다.

며칠 건너뛰다가 주간연재로 바뀌고 그마저도 격주로 늘어지다가 월간연재가 돼버릴 가능성도 훤히 보였다.

싹공 형도 그럴 거라고 내다봤다.

그런데 아니었다. 싹공의 달은 매일 지치지도 않고 떠올랐다. 이 인간 대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싹공이 쉼 없이 연재를 계속할 수 있었던 힘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싹공은 즐기고 있었다. 일기 그리는 작업은 노동이라기보다 친근함이 오가는 대화였다. 대중과의 소통이자 나눔이었다.

인터넷 매체를 통한 대중과의 소통. 싹공이 그림일기 연재를 결심한 이유이기도 했다.

미술을 어려워하는 일반 대중에게 친숙한 그림어법으로 말을 건네며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고 폭넓은 예술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던 것.

다행히 싹공이 의도한 대로 대중의 호응이 뒤따라주었다.

어느새 싹공일기는 5천여 명 회원의 아침을 여는 문이 되었다. 그러니 그가 어찌 연재를 중단할 수 있었겠는가.

이후 싹공일기는 몇 번의 전시와 책 출간을 거치며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되었다.

인터넷 카페문화가 시들해지자 싹공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으로 매체를 갈아타며 계속해서 달을 띄웠다.

인터넷 미디어가 지닌 장점을 가장 적절하게 활용한 사례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번 전시에 나온 그림들도 싹공 형이 페이스북에 연재하듯 올린 작품들이다.

꽃병, 술잔, 모자, 숟가락 등 일상적인 소품을 다룬 그림들에서부터 김밥, 고등어, 케이크, 레몬 등의 음식을 차려낸 그림들까지….

친숙한 오브제를 담백한 화풍으로 묘사한 정물화 100점이 전시작품으로 우선 선별되었다. 전시회장에 백 개의 달이 뜨게 된 배경이다.

페이스북에 사진이미지로 떠올라 무수한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의 댓글을 생성했던 그림들이 현실공간으로 나들이를 나온 셈이다.

바라건대 싹공 형이 띄운 이 백 개의 달이 저마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는 주인을 만나 우리 일상의 공간에 착착 자리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천 개의 달’을 띄운 전시로 나아가기를 기대해본다.

팔순을 훌쩍 넘긴 싹공이 그때도 변함없이 싹공일기를 연재하는 장면을 보고 싶어서다.

태기수 (소설가)

http://www.facebook.com/ssakgong

댓글 20개
댓글
Stella Lee 아자~~~!!! 싹공일기!!!
전병현 ㅎ 쌩유!!! 스텔라 으싸해 주셔서 정말 ~~~
Stella Lee 늘~~~응원합니다요~~!! 좋은 아침! 좋은 하루되세요!!!
Windy Jungmikyeong 반갑습니다~~^^

아자아자! 싹공일기!
전병현 쌩유 윈디~~!! 아자아자~~!!돼지 잡읍시당~~!! 2003년에는 두마리 잡아도 모자랐는데 이번엔 ^^너댓마리 ㅋㅋ
Windy Jungmikyeong 쌤~~
굿모닝 인사드립니다~~^^
Alisa Cho 80이아닌 100세에도 멋지게 다가오길 기대해봅니다 ~^^
전병현 허거걱!! 칭구들이 그때까지 다 있으면 지구촌이 보청기 장사들의 천국이 아닐까 시프 ㅋㅋ
Alisa Cho 그래도 좋아여
작품만 볼 수 있다면 ㅋㅋ
Hyun Song 싹공일기... 기대합니다
이명순 와우 드뎌 싹공일기가 전시로? 츄카츄가혀 칭구~^^
이명순 앗 오늘이네^^ 어디서?
이명순 ㅎㅎ 내정신 아닌가벼 담달이라써있고마
이재성 선생님의 부지런함을 배워야겠습니다^^
전병현 오 이작가님 쌩유^^
이연숙 쌤^^우연으로 시작된 쌤과의 인연이 연연이 이어지는것도 싹공일기가 있어서 더 가능했겠지요?...전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전병현 인연이란 소중 한 것이요 그치^^?
이연숙 쌤^^맞아요...담달 전시때 뵈요^^
이인숙 믓집니다.~^^ 부럽 부럽^^
Heidie Kim 멋집니다...저 작품들 보고 싶은요
전병현 언젠간 뵈드리겠지요^^ 굿데이~!!
나다라마 오, 저 달들 좀 봐. ^^
Hae Suk Kim 멋진 전시가 되겠군요^^축하드립니다 😙
전병현 ^^ㅋ 동지 이제야 답글 ~~미얀~~ 오늘도 즐데이~~!!
Stella Lee 멋진 전시회되세요~~^^
송지유 이 사진..작품들이 한층 더 멋져보여요~~^^^
이상명 샘을 만나게 되어서 기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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